넉 달 동안 광고로 2.78달러를 벌었다. 애드몹은 잔액이 100달러를 넘어야 계좌로 보내준다. 지금 속도면 12년쯤 걸린다.

그 넉 달 동안 수익화를 여섯 번 고쳤다. 광고 단가 설정을 풀고, 미디에이션을 붙이고, 배너를 빼고, 보상형을 새로 만들고, 전면을 늘리고, 결국 인앱결제를 켰다.

앱을 어떻게 알릴지는 한 번도 안 건드렸다.

그게 몰라서였다고 생각했다. 콘솔을 다 열고 커밋이랑 AI랑 주고받은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. 아니었다.

앱은 Days+다. 디데이 세는 앱이고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 지금도 올라가 있다. 숨길 이유가 없으니 그냥 쓴다.

이 앱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‘이뻐야 한다’ 였다. 그거 하나로 달려왔다. 실제로 이쁘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, 이쁘지 않으면 아무도 안 쓴다고 생각했다.

시작은 무서워서였다

AI 에이전트가 일하는 걸 영상으로 봤다. 충격이었고,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도태되겠다는 생각이 왔다.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의미 없게 느껴지던 참이었다. 거기에 돈이 필요했다. 취미로 뭘 만들어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부수익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.

얼마나 급했는지는 기록에 남아 있다. 내 계정에 남은 제일 오래된 AI 대화가 1월 20일이고 내용은 AI CLI 설치법이다. Days+ 첫 커밋이 그다음 날인 1월 21일이다. 도구를 깔고 하루 만에 앱을 만들기 시작했으니, 뭘 만들지 재는 데 쓴 시간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.

순서는 그다음이 더 이상하다. 개발 3일차 저녁에 광고 붙이는 법부터 물었고, 앱 이름을 뭘로 할지 물어본 건 그로부터 10분 뒤다. 사실 그럴 만도 했다. Days+ 전에 만들어둔 내 플러터 템플릿에 애드몹이 이미 박혀 있었고 첫 커밋이 그 템플릿을 얹은 거였으니까. 광고는 0일차부터 앱에 들어 있었고, 수익화는 나중에 붙은 고민이 아니라 처음부터 목적이었다.

그렇게 75일을 만들어서 4월 6일에 구글플레이에 냈다.

잘 만들수록 광고가 안 뜨는 구조였다

디데이 앱은 위젯을 한 번 세팅하고 나면 앱을 다시 안 켠다. 홈 화면에 날짜가 떠 있는데 앱을 열 이유가 없다.

홈 화면에 깔린 Days+ 위젯

이렇게 깔아두면 정말 열 일이 없다. 그리고 이 위젯이 내가 만든 것 중에 제일 잘 만든 부분이다. 광고는 앱을 켜야 뜬다.

이 얘기를 출시 두 달 전에 들은 적이 있다. 기능을 다 넣고 냉정한 평가를 부탁했더니, 디데이 앱은 앱 내부보다 위젯으로 더 많이 소비되니 위젯이 예쁘지 않으면 바로 지워진다는 답이 왔다. 나는 그걸 위젯을 더 예쁘게 만들라는 말로 읽고 패턴을 다듬고 사이즈를 늘렸다. 같은 문장이 “그러니까 앱을 안 켠다"로도 읽힌다는 건 출시하고 통계를 보고서야 알았다.

그 사이 광고는 네 종류를 여섯 군데에 넣어놨다. 광고 제거 인앱결제도 ₩3,900짜리로 만들어뒀다가 출시 직전에 전부 숨겼다. 결제 버그는 유저 돈이라 무서웠고, 더 솔직하게는 다운로드 1건도 없는 앱의 인앱결제를 누가 누르겠나 싶었다.

그래서 화면에 제일 오래 붙었다

디데이 앱은 기능으로 이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. 날짜 빼기는 어느 앱이나 똑같이 한다. 그러면 남는 게 보기 좋으냐인데, 거기서 갈린다고 봤다.

그래서 배경 패턴을 코드로 그리는 엔진을 따로 만들었다. 색을 고르는 로직, 배치를 잡는 로직, 무늬를 그리는 로직이 각각 파일로 있다. 파스텔 톤 색을 백 가지 넘게 넣었고 감성 패턴을 오십 가지 만들었다. 기능 목록에는 한 줄로 들어가는 것들이다.

커밋을 세어보면 절반이 넘는 게 UI와 디자인이다. 줄바꿈이 안 이쁘게 된다고 고치고, 같은 기능인데 색이 통일감 없다고 고치고, 레이아웃이 안 어울린다고 갈아엎었다.

크래시는 넉 달 동안 한 건도 없고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다 지원한다. 서버는 안 썼다. 혼자 만드는데 서버까지 붙이면 기간도 비용도 감당이 안 돼서 전부 기기 안에서 돌게 짰다.

결국은 사진이더라

패턴을 아무리 갈고 닦아도 넘을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.

사람들은 자기 사진을 넣고 싶어 한다. 우리 애 사진, 애인 사진, 여행 사진. 내가 만든 무늬 오십 가지보다 그 한 장이 낫다. 패턴에 그렇게 시간을 쓰고 나서 인정한 결론이 그거였다.

그래서 멀티 포토 위젯을 만들었다. 사진을 여러 장 등록해두면 위젯에서 돌아가면서 뜨는 기능이다. 여기에 또 3주가 들어갔다.

만들면서 수익 모델도 여기에 걸었다. 슬롯을 열려면 보상형 광고를 한 번 보고, 그러면 24시간 열린다. 억지로 광고를 끼워 넣은 게 아니라 사진을 넣고 싶으면 광고를 볼 거라고 생각했다. 서로 손해가 아닌 거래라고 봤다.

들어올 사람이 있었으면 괜찮은 계산이었다.

그다음은 그냥 다 해봤다

광고가 자주 안 뜬다는 걸 알아채고 원인을 찾는 데 14분 걸렸는데, 범인이 나였다. 단가를 조금이라도 더 받아보겠다고 eCPM 하한선을 걸어둔 상태였다. 그 금액 아래로는 광고가 아예 안 들어온다. 신규 앱에 비싼 광고가 붙을 리 없는데 문을 잠가놓고 왜 아무도 안 들어오냐고 하고 있었던 셈이다.

하한선을 풀었더니 이번엔 물량이 아쉬워서 그날 밤까지 미디에이션을 붙였다. 단가 낮은 배너를 빼고 전면 광고를 늘렸다. 그 무렵 보상형 eCPM이 25달러로 찍혀 있어서 거기에 더 걸었다.

넉 달 동안 광고가 뜬 횟수가 전부 합쳐 317번이다. 25달러는 그중 몇 건이 우연히 비싸게 팔린 값이었다.

단가를 보고 있었는데, 곱해질 숫자가 없었다.

인앱결제는 끝까지 안 넣으려고 했다. 광고로만 벌어보려던 이유가 있었다. 돈을 내라고 하는 순간 넘어야 하는 문턱이 확 높아지는데, 다운로드가 이 정도인 앱에서 그 문턱을 넘을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. 그래서 2월에 다 만들어놓고도 숨긴 거다.

그러다 7월에 켰다. 사진을 여러 장 쓰게 해주고 돈을 받자는 쪽으로 묶었다.

에라 모르겠다, 하고 그냥 다 해본 거다.

여섯 달 동안 홍보를 한 번도 안 물어봤다

이 글을 쓰려고 구글 계정에서 제미나이 대화 기록을 통째로 내려받았다. 여섯 달 반, 1,522건이다.

거기서 “홍보”, “마케팅”, “유입” 세 단어를 찾아봤다. 셋 중 하나라도 들어간 대화가 22건이다.

출시 전 것은 0건이다.

만드는 법도, 출시 절차도, 광고 붙이는 법도 수십 번씩 물어봤다. 앱을 어떻게 알릴지는 스토어에 올릴 때까지 한 번을 안 물었다.

처음 나오는 게 출시 일주일 뒤인데, 그것도 홍보영상을 무슨 툴로 만드냐는 질문이다.

그리고 한 달쯤 지나 이렇게 적었다.

“아직 홍보활동을 한것도 아니라서 유입이 많지 않아.”

바로 다음 날, 수익 모델을 뜯어고친 그날 저녁이다.

“모수가 너무 적어서 좀 불안해… 아직 홍보는 전혀 안하고 있긴 하지만… 홍보한다고 뭐 크게 좋아지겠나.. 하는 생각도 커”

하루 사이에 원인을 짚고 접었다.

몰라서 안 한 게 아니다. 해봐야 안 될 것 같아서 안 했다.

그래놓고 그날 밤에 광고 단가를 만졌다. 그건 내가 할 줄 아는 일이었으니까.

남은 숫자

출시하고 119일 지났다.

다운로드80명 (앱스토어 56 / 구글플레이 24)
광고 수입US$2.78 (요청 3,110 / 노출 317)
인앱결제0건 — 124일 내내
설치 다음 날 남는 사람10.96% · 열흘 뒤 0%
하루 활성 사용자평균 4.5명

애드몹 누적

구글플레이는 넉 달 중 대부분의 날이 신규 설치 0명이었다. 유럽에서는 프랑스에서 한 명이 깔았다.

그 사이 AI 구독료는 매달 나갔다. 7월에 이렇게 적었다.

“한달간 100$는 나에게 큰 비용인데….. 이걸로 수익을 내지 못할까 두렵네…”

앱스토어 커넥트를 열어보면 원인이 한 화면에 있다.

앱스토어 커넥트 분석

넉 달 동안 앱이 검색 결과에 뜬 게 1,250번이다. 그중 페이지까지 들어온 사람이 백몇십 명이고, 그 사람들 중 넷에 하나는 앱을 깔았다.

깐 비율은 나쁘지 않다. 스토어 페이지는 제 일을 하고 있었다. 문제는 그 위다. 넉 달 동안 천이백 번 노출된 앱에서 비율을 아무리 손봐도 나오는 숫자는 뻔하다.

아무도 앱을 못 보고, 본 사람도 다음 날 안 온다. 이 둘이 곱해져서 하루 네 명이 됐다.

내가 넉 달간 만진 건 그 뒤에 곱해지는 세 번째 칸이었다.

기능이 모자라서 안 된 게 아니다

커밋의 절반 가까이가 0시에서 5시 사이에 찍혔다.

새벽 3시까지 하다 잔 날이 이어졌고, 12시 전에 자야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날도 똑같았다.

Days+ 메인 화면

홈 위젯 네 종류에 포토월, 감성 패턴, 할 일, 한 줄 일기, 알림, 백업, 3개 국어. 크래시는 없고 기능도 다 돌아간다.

앱은 멀쩡하다. 여기까지는 내가 아는 일이었고, 아는 일은 제대로 했다.

7편 쓴다

앱 만들어서 잘 됐다는 글은 많고 안 됐다는 글은 별로 없다. 안 된 사람은 안 쓰니까.

나는 로그가 다 남아 있다. 커밋 이백여 개에 AI랑 주고받은 대화가 제미나이만 1,522건, 거기에 커서와 안티그라비티와 클로드 세션까지. 그래서 추측이 아니라 기록으로 뜯어볼 수 있다.

  1. 광고로 2.78달러 벌었다 (이 글)
  2. 앱 이름보다 광고를 먼저 물었다
  3. 위젯 하나에 40일을 썼다
  4. 코드는 1월에 끝났고 출시는 4월이었다
  5. 광고가 안 나온 건 내가 걸어둔 하한선 때문이었다
  6. 스토어 키워드를 출시 104일 뒤에 고쳤다
  7. 다음 게임은 D1이 35%를 못 넘으면 접는다

버릴지 말지는 아직 안 정했다.